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한 소재를 동기들에게 보여주며 호오를 물었을 때 호평을 받으면 비로소 뭔가 되는 느낌이다. 그러한 소재에 어울릴 주제를 고심 끝에 찾고 나면, 이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착상이 뚜렷하게 발전하지 않거나 글을 쓰는 도중 주제에서 이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는 애시당초 글을 써보지도 못하고 서랍 안에 감춰두고 마는 것이다.
피츠제럴드는 그의 저서에서 "나는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 소설을 쓸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거나, 비록 그렇지 않더라도 이를 위한 연구 조사에 필요한 시간을 기꺼이 할애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내 대답은 "아니오"이고, 결국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거나 써보지도 못한다. 자신의 삶은 고루한 것 같고 거기에서 번뜩이는 것을 찾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기발한 소재와 발상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기껏 찾아낸 것들을 조사하고 연구하기에는 너무 게으르다. 게으름이 항상 문제다.
드문드문 글을 쓰긴 하지만 시간이 적게 드는 콩트고, 최근에는 제대로 된 단편 하나 완성하지 못했다. 마음이 흐트러진다. 에잇, 아제로스를 구하러 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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